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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저마다의 사정으로 승리가 절실한 6개팀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는 파이널A 그룹에 속한 감독 6인과 각 팀의 대표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1~6위팀으로 구성된 팀들의 막판 순위싸움이 걸려있어 더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는 상황, 현재 1위 울산(20승9무4패·승점69)과 2위 전북(19승11무3패·승점68)은 기꺼이 ‘우승’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은 3위 서울(15승9무9패·승점54), 4위 대구(12승14무7패·승점50), 5위 포항(14승6무13패·승점48), 6위 강원(13승7무13패·승점46)의 공동 목표였다. A매치 휴식기를 가진 이들은 오는 19일부터 팀별로 남은 5경기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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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우승 바라지 않는 사람들 위해” vs “김보경 전북 올래?”
1~2위권과 3~6위권은 승점 차가 이미 두 자릿수 이상이다.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우승컵의 향방은 ‘현대가’ 싸움으로 압축됐다. 울산에는 ‘14년 만의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전북에는 ‘리그 3연패’라는 대기록이 걸려 있는 시즌인 만큼 이젠 어느 쪽도 물러날 수 없는 상태다. 그 팽팽한 긴장감은 행사 초반 배정됐던 감독들의 포토타임에서부터 드러났다. ‘트로피를 잡고 우승을 원하는 마음을 표현해달라’는 사회자의 주문에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 트로피를 빠르게 낚아채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좌중을 향해 흔들어 보였다. 라이벌 감독의 도발에 이번에는 김도훈 울산 감독이 다음 주자로 나섰다. 선두의 여유를 바탕으로 짐짓 여러 감독들에게 권했으나 돌아오는 건 손사래 뿐이었기에 다시 트로피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파이널 라운드 직전까지도 승점 1점 차로 팽팽한 대권 레이스를 펼쳤던 두 사령탑의 경쟁 구도가 엿보이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양 팀의 자존심 싸움은 출사표에서도 읽힌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은 항상 시즌 시작 전에 리그 우승, ACL 진출, 영플레이어상 수상 등 세 가지 목표를 세운다. 올 시즌 다 이루겠다. 우리 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물론, 이젠 전북이 우승하는 걸 더는 바라지 않는 사람들까지 모두를 위해서 우승하겠다”며 색다른 각오를 내세웠다. 그러자 “올해 K리그에 처음 부임했으나, 데뷔 시즌부터 좋은 결과를 얻겠다”던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 출신 임대 신분으로 울산에서 뛰며 이날 대표선수로까지 자리한 김보경에 마수를 뻗쳤다. 그는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 한 명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말없이 옆자리에 앉은 김보경과 어깨동무를 하며 볼을 비볐다.
선수들은 더 비장한 목소리였다.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동영상 채널로 팬들에게 인기몰이 중인 김보경은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저는 ‘유튜버’가 아닌 ‘축구 선수’다. 한국 선수인 만큼 K리그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죽기살기로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선민은 전북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힘으로 팀의 최고참인 베테랑 이동국의 이름을 언급하며 “K리그 레전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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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우리에게 달렸다” 2강 잡을 복병은 누구?
그렇다고 나머지 팀이 들러리는 아니었다. 남은 시즌 각자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를 해봤다. 올해는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를 하려 노력했고, 그걸 순위로 보여드리고 있다. 피 터지게 싸울테니 경기장에 와달라”며 명예회복을 논했고, 안드레 대구 감독은 “대구 역사상 처음 파이널A 그룹에 속했다. 이제 2차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며 ACL을 바라봤다. 우여곡절 끝에 파이널A 그룹에 합류한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운이 많이 따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되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선수들과 함께 노력해서 버텨낸 만큼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내년도 축구를 해야 하니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장기 플랜을 이야기했다.
이들팀은 만약 수원이 FA컵 우승을 한다면 ACL 막차티켓인 3위 한 장을 두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3위 하나만 웃을 수 있는 상황에서 4개팀이 승점을 노리는 상대는 서로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만 2패를 당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며 울산에 복수혈전을 예고했고, 서울의 전역 자원 주세종 역시 “항상 우승권에서 우승 경쟁하던 팀이었는데 지금은 저희가 도전자의 처지라는 게 달라졌다. 그래도 울산과 전북이 우승을 하려면 3~6위에 있는 팀이 키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끝까지 두 팀을 괴롭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팀을 예측해달라’는 요청에 강원의 한국영은 “누가 우승하든 크게 관심이 없다. 웬만하면 저희가 좋은 위치에 있었으면 한다”고 갈음했고, 대구의 정승원도 “어느 쪽이 우승할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전북과 울산을 다 이길테니 두 팀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우승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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