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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홍(왼쪽) 미디어윌 상임고문과 정희균 대한테니스협회장. 제공 | 대한테니스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길고 길었던 ‘육사 코트’ 논쟁이 끝을 향할 수 있을까.

테니스협회와 미디어윌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협회 회의실에서 주원홍 미디어윌 상임고문과 정희균 테니스협회장이 함께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

지난 2015년 미디어윌은 대한테니스협회 수장이던 주원홍 회장과 테니스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태릉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의 육사 코트를 일반에 개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30억원은 주 회장 동생이 운영하는 미디어윌로부터 빌렸다. 하지만 1년 뒤 테니스협회는 대한체육회 특별감사를 받게 됐고, 미디어윌은 30억원을 테니스협회로부터 받지 않는 대신 운영권을 받았다. 양측은 협약서도 체결했다.

하지만 27대 곽용운 회장이 테니스협회를 맡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곽 전 회장은 미디어윌에 있던 육사 코트 운영권을 돌려받았다. 미디어윌은 협회에 30억원을 갚을 것을 요구했고 소송전으로 향했다. 재판에서 패한 테니스협회는 60억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았다. 지난해 9월에는 사무실 압류까지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정희균 회장은 부임 1년 만에 일단 실마리는 풀어냈다. 원금 30억원과 이자 31억5000만원, 소송 비용 7000만원 등 총 62억 수준이다. 합의 내용은 총 세 가지다. 우선 곽 전 회장의 협회 운영의 오류와 미디어윌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 등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히 조사해 결과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잘못이 발견되면 법적 책임을 묻는다. 조사위원회는 테니스협회와 미디어윌이 함께 구성한다. 정 회장은 “협회 단독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리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협회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 또 화합을 저해했던 요소들을 줄이겠다”고 했다.

채무에 대해선 원금과 이자 일부인 32억원은 양측이 함께 노력해 육사 코트의 계약을 복원하고, 미디어윌에 운영권을 이관하는 조건으로 면제한다. 그리고 나머지 이자 30억원은 현재 상환한 14억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5억5000만원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한다. 테니스협회의 채권 채무에 대한 일체의 압류는 이날 풀렸다.

그렇다고 합의가 완전한 해결을 뜻하는 건 아니다. 육사 코트 운영권을 미디어윌이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 상임고문은 “육사 코트 문제는 전임 회장이 자초한 일”이라면서도 “과거는 과거다. 테니스협회에 짐을 주고 싶지 않다. 이 문제를 계속 끌다가는 협회가 파산하고 나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협회가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 문제가 진전이 없었던 건 양측의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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