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2024시즌을 두고 ‘타고투저’라 했다. 방망이가 불을 뿜었고, 투수들은 애를 먹었다. 올시즌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초반 투수가 득세하는 모양새. 실제로 ‘화력’이 떨어진 것이 보인다. 이유가 무엇일까.

2024년 리그 평균 득점은 5.4점이다. 경기당 홈런은 1.0개 나왔다. 올시즌은 경기당 4.6점에 홈런은 0.7개다. 리그 타율도 0.277에서 0.255로 처졌다. 리그 3할 타자가 12명이 전부다. 참고로 2024년 24명 나왔다.

투수 쪽은 반대다. 평균자책점을 보면 2024시즌 4.91에서 2025시즌 4.18로 ‘뚝’ 떨어졌다. 안타를 덜 맞고, 점수를 덜 주니 당연한 결과다. 리그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7명이나 된다. 제임스 네일은 0점대(0.74)다.

예상외다. 2024시즌과 비교해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살짝 하향 조정된 점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양상이 펼쳐질까.

첫 번째로 짚을 부분은 공인구 변화다. 반발력이 살짝 조정이 됐다. 지난해 1차 수시검사에서 0.4208을 기록했다. 2차 검사에서는 0.4149다. 올해 1차 수시검사 결과는 0.4123이다.

아직은 현장에서 “작년과 비교해 안 날아간다”는 말이 크게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별 차이 없다. 더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투수도 있다.

반발계수만 볼 수는 없다. 공 크기가 미세하게 커졌고, 무게는 가벼워졌다. 솔기폭도 작아졌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더 지켜봐야 한다.

다음 짚을 부분은 ‘타격 사이클’이다. 개막 시리즈 10경기에서 무려 25홈런이 터졌다. 이후 처졌다. LG가 꾸준히 잘 치고 있을 뿐, 다른 팀은 부침이 꽤 심하다.

삼성은 시즌 초반 두 자릿수 득점을 손쉽게 뽑았다. 이후 완전히 가라앉았다. KIA의 경우 지난해 팀 타율 0.301을 찍으며 활활 타올랐다. 리그 1위. 올시즌은 팀 타율이 0.239다. 9위까지 처졌다.

한화도 초반 지독하게 안 맞았다. 롯데도 점수 뽑기가 쉽지 않았다. 시즌 전체로 보면 경기당 5점 이상 뽑은 팀이 LG(6.3점), 삼성(5.5점)뿐이다. 그나마 삼성은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리그 전체적으로 타선이 침체라고도 볼 수 있다. LG가 여전하고, 한화가 올라왔으며, 롯데도 살아나기는 했다.

다른 팀들은 아직이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못하니 경기가 어렵다. 거꾸로 보면, 팀 타선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공격 지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시즌 115경기 치렀다. 총 720경기다. 16% 정도 소화했다. 아직 시즌은 한참 남았다. 어떤 시즌이 이어질까. 투수들이 계속 우위에 설지, 타자들이 부활을 말할지 관심이 쏠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