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아직도 그녀 곁을 비우지 않고 있다. 매일같이 찾고 있다.

가수 구준엽(56)이 아내 故 서희원(쉬시위안)을 떠나보낸 지 어느덧 석 달. 구준엽은 지금도 매일 아내의 진바오산 묘역묘소를 찾는다. 나머지 시간은 서희원을 추억하며 동상을 제작한다.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고 몸은 반쪽으로 보일만큼 말랐지만, 그의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고인의 모친 황춘매는 SNS를 통해 구준엽의 근황을 전했다. “사위는 매일 희원을 보러 간다. 그래서 까맣게 탔다”며 “이렇게 의리 있고, 정 많은 사람은 인생에 한 번 만나기 어려운 진정한 사랑”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황춘매가 공개한 가족 사진속 구준엽은 눈에 띄게 수척하다. 장례식 이후 12㎏ 가량 체중이 빠졌다는 보도는 과장이 아니었다. 매일 아내를 향한 마음과 발걸음이 그의 몸을 깎아내는듯 하다.

구준엽은 지금, 디자이너 친구와 함께 서희원을 기리는 동상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아내의 생전 모습을 가장 사랑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자, 머리카락부터 손끝까지 스케치를 반복 중이다.

묘역에서 400m 떨어진 ‘유명인 비석 숲’에 세워질 이 동상은 내년 결혼기념일 전까지 완공 예정이다. 황춘매는 “정말 아름다운 도면이 완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동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구준엽의 마지막 약속이자 평생의 사랑을 상징하는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춘매는 “올해 어머니날은 너무 슬펐다. 구준엽은 날이 갈수록 야위어가고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며 아파했다.

구준엽과 서희원의 러브스토리는 한편의 영화같다. 1998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년가량 교제한뒤 헤어졌고, 23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러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2월, 서희원은 일본 가족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그 후 구준엽은 귀국하지 않고 대만에 남아 묘역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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