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한국 영화의 부진 속 ‘톰형’ 톰 크루즈만 웃었다. 영화의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극장가에 적수가 없는 이유도 있다. 한국영화가 조금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이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을 돌파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 전산망 기준 ‘미션 임파서블8’의 누적 관객수 106만7598명이다.

‘미션 임파서블8’은 전 세계 인류의 목숨이 달린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는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와 IMF 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96년 시작해 약 30년 동안 이어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회차다. 시리즈 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션 임파서블8’은 지난 17일 평일 입소문을 포기하고 이례적인 주말 개봉을 선택했다. 과감한 선택은 제대로 통했다. 개봉 첫날 42만3896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틀 동안 75만을 넘겼다. 평일 관객수 역시 안정적이다. 평일 관객수 역시 10만명에서 9만명대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2위인 ‘릴로 & 스티치’ 1만8285명과 격차가 크다. 3위인 ‘야당’은 1만2181명, 4위인 ‘파과’는 4883명이다.

‘미션 임파서블8’의 독주 속 한국 영화들은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는 지난달 30일 황금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파과’ 이후 별다른 작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는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라는 점이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손익분기점은 약 200만명이다. 그러나 현재 성적은 누적 77만명이다. ‘파과’도 손익분기점은 120만이지만 현재 성적은 절반도 안 되는 누적 50만명에 머무르고 있다. ‘데몬 헌터스’는 마동석 액션에 대한 피로감이 여실히 드러났고, ‘파과’는 완성도와 무관하게 시기에 맞지 않는 장르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어린이날 등이 껴있는 연휴라는 걸 감안했을 때 너무 무겁다는 게 요지다.

‘미션 임파서블8’의 선전 덕에 영화관은 보릿고개를 넘기는 모양새지만, 한국 영화계는 여전히 울상이다. 배경으로는 신작의 부재가 가장 크다. 특히 올해는 제작 및 개봉 편수 감소 직격타를 맞았다. 흥행 부진이 이어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개봉 시기를 정할 때도 소극적으로 변했다. 흥행부진과 투자 감소, 완성도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불안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예견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한국 영화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제작 편수가 크게 감소했다. 대형 배급사도 올해 개봉작을 줄였다. 소형 배급사들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반등의 기회는 있다. 한 해 가장 큰 극장 성수기인 여름 영화들이 온다. 오는 30일 ‘하이파이브’와 ‘소주전쟁’이 스타트를 끊는다. 이를 시작으로 텐트폴 영화 ‘좀비딸’ ‘전지적 독자 시점’이 일찍이 7월 개봉을 확정지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여름 시장이 가장 큰 만큼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