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분기 영업익 61억(3분기 연속 흑자), 사상 첫 당기순이익 흑자 달성

- 3P 마켓 46% 고성장, 네이버 제휴·K-푸드 역직구 등 ‘성장 삼각편대’ 순항

- ‘큐레이션’ 강점 앞세워 식품 넘어 AI 헬스케어 연동 등 ‘신뢰 기반’ 영토 확장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증명한 컬리가 ‘본격적인 성장 가속화’ 단계로 진입했다. 2025년 3분기, 3분기 연속 영업 흑자에 이어 사상 첫 당기순이익 흑자까지 달성하며 ‘신뢰’와 ‘큐레이션’ DNA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확장 전략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2025년 3분기(연결기준) 매출 5787억 원(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 영업이익 61억 원, 당기순이익 23억 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체 거래액(GMV)은 10.3% 늘어난 8705억 원으로 나타났다. 휴가철 등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식품 카테고리(거래액 7.7% 성장)와 뷰티컬리가 견고하게 성장을 이끌었다.

이번 실적의 핵심 키워드는 ‘수익 구조 다각화’다. 특히 풀필먼트서비스(FBK)를 포함한 3P(제3자 판매) 마켓플레이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7%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쿠팡과 다름’을 지향하는 컬리의 본질적인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컬리는 ‘싸고 많은’ 오픈마켓 대신, MD가 직접 상품과 판매자를 검증하는 ‘큐레이션형’ 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백화점도 입점하지 않던’ 프리미엄 브랜드가 먼저 입점을 제안할 정도로 강력한 ‘신뢰 자산’이 되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리빙, 패션 카테고리에서도 ‘다이소’가 아닌 ‘오늘의집’과 같은 감도를 지향, 쿠팡 등 오픈마켓의 고질적인 ‘가품’ 논란에서 자유로운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식품으로 확보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비식품 카테고리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영토 개척 역시 흑자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우선,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은 업계에서 ‘반(反)쿠팡 전선’ 구축으로 해석된다. 컬리의 검증된 물류·신선식품 역량과 네이버의 압도적인 트래픽이 결합, 지난 9월 ‘컬리N마트’를 론칭하며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컬리 USA’를 통해 K-푸드 해외 역직구 시장도 정조준했다. 미국 교민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평택 물류센터에서 항공 직송으로 김치, 떡볶이 HMR 등 ‘본토의 맛’을 배송하는 모델이다. K-푸드 트렌드에 힘입어 현지인 시장까지 공략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나아가 AI 기반 건강관리 앱 ‘루션(Lution)’ 연동은 컬리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청사진을 보여준다.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일 먹어야 할 건강식’을 컬리 상품으로 바로 추천하는 등, 본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고객 락인(Lock-in)’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이미지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며 “3분기 흑자 기조를 발판 삼아 3P, 네이버 제휴, 해외 진출이라는 ‘성장 삼각편대’를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 향후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