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오타니 쇼헤이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가 ‘구단과의 협의’ 단계에 머물며 안갯속이다.
오타니는 MVP 수상 직후 “WBC에 관해서는 다저스 구단과 먼저 대화해야 한다. 절차를 따르겠다”고 신중론을 밝혔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대회가 중요한 것은 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가 참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전하며 관리 기조를 분명히 했다.

다저스의 우려는 다음과 같다. WBC는 정규시즌 개막 직전인 3월에 열린다. 투수진은 평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빠르게 실전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하고, 이는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으로 직결된다.
로버츠 감독이 “특히 투수에게 WBC는 부담”이라고 꼬집은 배경이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사사키는 어깨 이슈로 부상자 명단을 오갔다.
오타니는 올해 투타 겸업을 재개했고 내년 목표를 “시즌 개막부터 선발 등판하는 풀타임 이도류와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으로 못 박았다. 구단 입장에선 비시즌 회복과 개막 준비가 최우선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타자 한정 출전’ 카드가 급부상한다. 타격만 소화하면 투구로 인한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다음 시나리오는 투구수·이닝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부 이도류’지만, 구단 동의 없이는 쉽지 않다. 최종적으로는 전면 불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버츠 감독의 개인적 희망이 ‘불참’임을 공개한 만큼, 다저스의 조직관리 원칙이 우선될 경우 이 선택지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일본 대표팀의 고민은 깊어졌다. 일본은 2023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지만,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로 이어지는 ‘빅3’의 합류가 흔들리면 전력 계산이 복잡해진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내년 3월 도쿄돔 1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오타니가 타자로만 뛰느냐, 제한부 이도류로 나서느냐, 아예 불참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투수 운용과 타선 구성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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