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제삼자의 해석도 엇갈린다. 사실상 객관적 판단이 불가능한 수준의 이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행위 의심 논란에 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경기 도중 주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관자놀이 근처로 양손 손가락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12일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고 확정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곧바로 초대형 역풍이 불었다. 최근 오심으로 K리그 수준을 크게 저하하는 심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위해 인종차별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무리하게 내걸었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어차피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절차를 밟으면 문제를 제기하고 징계도 할 수 있는 사안인데 심판협의회는 ‘급발진’ 수준으로 등장해 인종차별을 확정했다. 심지어 심판협의회는 연이은 오심에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한 적도 없다. 심판협의회 회장이 지난달 전북에 심각한 오심 손해를 끼친 후 징계를 받은 인물이라 더 구설에 오르는 분위기다.
게다가 느린 그림으로 보면 정확하게 인종차별 행위인지 확정하기 어렵다. 보는 입장, 시각에 따라 견해가 크게 엇갈린다. 실제로 K리그 관계자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각 구단과의 역학 관계에 따라 주관적 해석이 담기기도 하기 때문에 그 어떤 주장도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사실상 ‘판독 불가’ 장면이다.
실제로 심판진이 인종차별을 확신하는 것과 달리 타노스 코치는 전북 구단을 통해 의도가 없었다고 소명했다. 오히려 타노스 코치는 당시 항의하는 과정에서 심판이 외국인 감독, 스태프를 차별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의심하는 셈이다. 전북 측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운데 타노스 코치가 상벌위에 직접 참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상벌위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경기감독관 보고서에는 인종차별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면에서 느린 그림으로 봐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의도성을 벤치 근처에서 관찰한 감독관이 구별하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보고서가 객관적 증거가 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화면, 자료를 봐도 인종차별이라 단정 짓는 것은 무리다.
어떠한 결정이든 내려야 하는 연맹 역시 심판협의회의 ‘무리수’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다만 이 문제와 별개로 인종차별에 관한 징계는 확실하게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맹 고위 관계자는 “심판협의회에서 나서 일이 커진 것과 별개로 상벌위는 할 일을 해야 한다”라면서 “아무래도 이 이슈의 경우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에둘러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당사자가 납득하지 않는 추측성 징계라 연맹은 그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