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포공항=이소영 기자] “내년 3월에는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지 않을까요.”
‘류지현호’가 6일간의 도쿄 장정을 마치고 복귀했다.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한 탓에 ‘10연패 탈출’이라는 과제가 생겼지만, 나름의 수확도 있었다. 이번 한일전을 발판 삼아 내년에 개최되는 본게임에서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안방에서 체코를 상대로 호성적을 거둔 뒤 일본에서 1무1패의 성적표를 받았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2차전에서 극적으로 7-7 무승부를 따내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표팀에 도쿄돔 미경험자가 절반 이상이었던 만큼 좌절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사령탑은 이번 평가전을 어떻게 평가할까. 류 감독은 “지금 엔트리에 있는 구성원과 내년에 합류할 선수들이 조합을 잘 이룬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팀이 될 것”이라며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평가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틀간 23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등 마운드가 여전한 약점으로 꼽혔다. 특히 마지막 2차전의 경우 밀어내기 실점만 4점에 달했다. “투수진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들로 운영해야 했다. 그래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 선수들도 있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 이번 대표팀에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30명이 넘는 선수단 가운데 무려 22명이 도쿄돔 첫 출전이었을 뿐 아니라, 20대 중반에 접어든 원태인이 투수 조장을 맡았을 만큼 연령대가 낮았다. 류 감독은 “도쿄돔이 주는 무게감이 있다”며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도 많았다. 저 역시 첫 경기에 임할 때 긴장감이 대단했는데, 선수들은 더 했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그러면서 “공인구가 달랐던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으며 “기존에 있는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이 뭉치면 그런 문제는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ML)에서 사용하는 공인구인 만큼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WBC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내년 개최지 역시 일본 도쿄돔이다. 류 감독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번에는 조금 더 편안하게 홈구장에서 경기하듯이 치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