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ML 명예의 전당 ‘문 앞’에 선 추신수
커리어는 충분히 빛났다…ML에서 남긴 기록들
‘후보’는 됐지만…진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위해 풀어야 할 조건
추신수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역시 메이저리그(ML) 레전드다. 추신수(43·SSG 구단주 보좌역)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다. ML 명예의 전당 후보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야구의 이정표를 다시 세웠다. 기록·상징성·위상 모든 측면에서 값진 성취지만, 실제 입성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다. 그 문은 좁고 복잡하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8일(한국시간) 2026년 명예의 전당 후보 27명을 공개했다. 추신수는 신규 후보 12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사례다. 같은 신규 후보에는 콜 해멀스, 라이언 브라운, 맷 켐프, 대니얼 머피 등 굵직한 이름들이 포진했다.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추신수는 노모 히데오,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네 번째 명예의 전당 후보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치로가 올해 99.75%의 압도적 득표율로 입성한 만큼, 아시아 야구의 상징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추신수는 시애틀에서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신시내티·텍사스에서 16시즌을 뛰었다. 1652경기 출전,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출루율 0.377을 적었다.
특히 3년 연속 20홈런-20도루, 그리고 텍사스 구단 기록인 52경기 연속 출루는 ML에서도 오랜 기간 회자되는 업적이다.

문제는 입성 가능성이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BBWAA 소속 10년 이상 경력의 기자들이 진행하며, 75% 이상 득표가 기준이다. 5% 미만이면 다음 해 후보 자격이 사라진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득표율을 보면 그 어려움이 보인다. 노모 히데오의 경우 1.1%, 마쓰이 히데키는 0.9%에 그쳤다. 이치로의 경우 99.75%. 예외적 존재였다. 반면 노모·마쓰이는 첫해 탈락했다.
추신수 역시 16시즌간 준수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득표를 크게 끌어올릴 만한 MVP·골드글러브·실버슬러거 수상 경력 등 ‘어워드 포인트’가 부족한 점은 변수다.
그렇다면 진짜 입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BBWAA 투표에서 최소 5% 확보가 1차 목표다. 후보 자격은 최대 10년이기 때문에, 첫해 높은 득표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지지를 얻으면 길은 열린다.
또 커리어 재평가 흐름이 따라와야 한다. 최근 명예의 전당 투표는 OPS, WAR 등 세이버메트릭스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는 추신수에게 불리하지 않다. 장기간 출루 능력을 유지한 점, 통산 WAR(ML 기준)이 준수하다는 점은 긍정적 지표다.
ML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는 내년 1월21일 발표된다. 75% 이상 득표하면 내년 7월 27일 공식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현실적으로 추신수가 첫 해에 높은 득표율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후보 선정 자체가 이미 박수받아 마땅하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