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회화영역을 연출하는 오관진(53) 작가가 '비움과 채움'이라는 주제로 5월 2일부터 부산 수영구 갤러리 마레에서 개인전을 진행한다.
▲오관진, '비움과 채움(복을 담다)'. 91 x 73cm, 혼합재료, 2016.
작가는 청화백자운룡문호, 막사발, 달 항아리, 분청사기와 같이 솔직하고 덤덤한 우리 땅의 정서가 배어 있는 도자기들을 주제로 아름다운 초현실의 세계를 표현한다.
오 작가는 도자기에서 뿜어내는 생명력에 귀를 기울인다. 화면 전체에 도자 자체의 질감과 아름다운 사진을 재현한 듯 탁월한 묘사력으로 도자의 형태와 질감, 숨 쉬는 마음, 그것을 감상하는 자의 역사 속에서 사유하는 시선까지도 끌어안는다.
▲오관진, '비움과 채움(용의꿈) 복을 담다'. 150x120cm, 혼합재료, 2016.
회화이면서도 반 부조(浮彫)이고, 극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이며, 실경이지만 관념적이기까지 한 그의 작품은 한지로 바탕을 만들고 조각하듯이 날카로운 칼로 환부를 도려내듯 바탕을 비워 간결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상감 기법을 사용해 태토와 유약과 나무가 뜨거움 속에서 한바탕 어우러져 만들어낸 자신의 균열을 막사발에도, 달 항아리에도, 분청사기에도 섬세하게, 집요하리만큼 성실하게 채워 나간다.
오관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기가 뿜어내는 생명력에 집중하고 도자기 자체의 아름다움을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사진으로 재현한 듯 한 탁월한 묘사력으로 그 형태와 질감까지 설명한다.
▲오관진, '비움과 채움(복을 담다)'. 110x110cm, 혼합재료, 2016.
균형이 빗나간 달 항아리, 불길이 스쳐지나간 막사발의 검은 흔적, 불을 향한 숙명적인 대항의 결과인 작은 균열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 매화가 자라나고 체리가 뒹구는 화면 밖의 또 다른 초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꽉 차 있으면서도 비어 있음을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은 옛 정취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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