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변화하고 있다.

제주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경기가 열린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엔 1만4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강풍이 불고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많은 축구 팬이 현장에서 관전했다.

제주 홈 경기에 1만명 이상 입장한 건 2018년 유료관중 집계 이후 처음이다.

‘반짝’ 구름 관중은 아니다. 올 시즌 제주는 네 차례 홈 경기를 치렀는데 앞서 세 경기에서는 각각 8362명(수원FC전), 7078명(FC서울전), 7140명(울산 현대전)이 입장했다. 매 경기 7000명을 넘겼다. 네 경기 만에 1만 관중을 달성했다. 홈 평균 관중 수가 8155명에 달한다.

제주는 관중을 모으기 어려운 도시로 유명하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서귀포에 있다. 서귀포 인구는 18만 명에 불과하다.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작은 지역을 연고로 한다. 그마저도 경기장을 30분 내로 이동할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7~8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고지 내 인구가 적기에 당연히 관중 수는 하위권에 속했다. 기업구단으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낸 것과 별개로 축구 열기는 미지근한 곳이 제주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인 2019년만 해도 제주의 평균 관중은 3708명에 불과했다. 올시즌 평균 관중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제주 구단에 따르면 올시즌 관중의 70% 정도는 서귀포가 아닌 제주시에서 유입되고 있다. 제주시 인구는 49만명으로 서귀포보다 많다. 스포츠 추 소비층인 10~30대 인구 비중도 서귀포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제주의 오랜 고민은 제주시에 거주하는 팬의 유입이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이동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 관계자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1시간 정도 이동하는 건 크게 어려워하지 않지만 제주도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이 있는데 최근 제주시에서 경기장을 방문하는 팬이 많다. 굉장히 고무적이고 큰 변화”라고 말했다.

관중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된 후 많은 이들이 야외 활동을 즐기기 시작했다. K리그 전체가 흥행 바람을 타고 있는데 제주 역시 이 흐름에 올라탔다.

제주 구단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는 대표이사, 단장을 중심으로 제주도 내에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팀을 대표하는 고위직부터 관중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지역과 밀착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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