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쿄(일본)=정하은기자] “뉴진스는 제 친구 같은 존재예요 그들에게 저의 모습을 투영시키기도 하고 그들을 통해 위안을 얻어요. 그래서 그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길 늘 바라요.”
뉴진스(NewJeans)가 일본 도쿄돔에 입성한 가운데 일본 버니즈(공식 팬덤명)가 뉴진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일본 진출을 공식화한 걸그룹 뉴진스가 26~27일 도쿄돔 팬미팅 ‘버니즈 캠프’를 통해 약 10만 버니즈와 만난다.
공연 첫날인 26일, 도쿄돔 인근은 오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집결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길목마다 뉴진스 멤버들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고 곳곳에서 뉴진스의 히트곡 ‘하이프보이’, ‘오엠지’, ‘ETA’ 등이 들려왔다.
뉴진스의 굿즈와 인형 등으로 꾸민 팬들은 공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설렘을 드러냈다. 주로 10대 20대의 젊은 팬들이 많았으나 엄마와 함께 온 어린 소녀 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걸그룹이지만 남성 팬 못지 않게 열성적인 일본 여성 버니즈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돌 공연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남녀 커플이 함께 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른 오전부터 몰려든 인파는 점점 늘어났다. 30도에 달하는 무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중간중간 내린 소나기가 잠시나마 열기를 식혀줬다.
오후 2시 무렵에는 관객들의 줄이 도쿄돔 시티를 빙 둘러쌌다. 응원봉, 티셔츠, 모자, 부채, 키링, 포토카드, 데코 스티커 등 현장에서 판매하는 굿즈를 사기 위한 줄이다. 굿즈 중에는 일본 유명 팝 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시그니처인 무라카미 플라워와 뉴진스 캐릭터가 결합해 탄생한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온 마나쯔(19)와 코나미(19)는 다니엘을 ‘최애’ 멤버로 꼽았다. 이날 현장에서 구매한 다니엘 부채를 들고 포즈를 취한 이들은 “다니엘의 귀여운 얼굴과 밝은 에너지가 기분을 좋게 만들고 힘을 내게 한다”며 “평소 ‘디토’와 ‘오엠지’를 좋아하는데 최근 ‘슈퍼내추럴’을 듣고 푹 빠졌다”고 말했다.
도쿄에 사는 리노(27)와 아유미(27)는 뉴진스 캐릭터가 프린팅된 키링과 부채, 가방을 메고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춤을 정말 잘 추고 노래가 모두 좋다”며 “도쿄돔은 도쿄에서도 상징적인 공간인데 뉴진스가 이곳에 오게 돼서 기쁘고 흥분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일본 미야기현에서 온 소타(19)와 칸타(19)는 뉴진스의 토끼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본이 아닌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중국에서 온 안(23)은 남자친구와 함께 도쿄돔을 찾았다. 자신이 기르는 반려묘와 해린의 사진으로 키링을 만든 안은 “현재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외로울 때마다 (뉴진스가) 제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중국에서 온 웡씨(21)는 “중국에도 많은 버니즈가 있다. 어린 친구들이라면 뉴진스 노래를 즐겨 듣는다”며 “처음에는 귀여워서 좋아했는데, 팬이 되고 나서 멤버들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서 더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온 아르노(20)는 뉴진스 의상을 입고 수줍게 “민지의 팬”이라고 말했다. ‘디토’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뉴진스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힘들 때 들으면 위안이 된다”며” 민지가 좋은 이유는 멤버들을 잘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라고 말했다.
한국을 가본 적이 있지만 뉴진스를 만나지 못했다는 아르노는 “뉴진스는 내게 친구 같은 존재다. 가끔 제 모습을 투영하고 위로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고 자신들을 더 아끼고 챙기면서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특히 최근 민희진과 하이브의 갈등 상황을 먼 곳에서 지켜보며 속상했다는 아르노는 “그 이면의 내용까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팬으로서 멤버들이 상처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멤버들의 안전과 건강, 멘탈 케어에 더 적극적으로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뉴진스는 지난 21일 일본어판 더블 싱글 ‘슈퍼내추럴’과 ‘라이트 나우’를 발매하며 현지에서 공식 데뷔했다. 데뷔 1년 11개월차인 이들은 해외가수 중 데뷔 최단기간에 도쿄돔에 입성하는 기록을 썼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