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성공이 미국인의 영어자막 드라마 시청에 대한 저항감을 줄였다.”
17세기 일본의 정치적 암투를 소재로 한 디즈니+ ‘쇼군’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18관왕을 차지한 배경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 약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일본 언론 분석이 나왔다.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역사소설이 원작인 ‘쇼군’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18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이 드라마는 미국 디즈니 계열인 FX 채널이 제작, 방영한 ‘미국 드라마’지만 출연진은 대부분 일본인이거나 일본계 호주인, 일본계 미국인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6일 “미국인들은 자막보다 더빙으로 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 한국드라마의 인기가 영어자막으로 보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영화 저널리스트 사루와타리 유키 씨 견해를 인용, “그동안 백인은 백인 작품만 보고 싶어 하고 미국인은 자막을 싫어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며 “‘오징어게임’과 일본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 등이 최근 미국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유색인종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저항감도 줄고 미국인들이 자막이 있는 작품에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쇼군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사나다 히로유키는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사 70%를 일본어로 하고 자막을 사용한 점은 상당한 도박이었다”면서 “글로벌 시장과 일본 사극 팬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하려 한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