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 심우준 실망스러운 시즌
두 선수 모두 ‘첫해 부진’
내년 우승 도전? 이들이 ‘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프리에이전트(FA) 128억원 듀오다. 역대급(?) 계약 규모인데, 아쉬운 결과를 남긴 올시즌이다. 한화 엄상백(29), 심우준(30) 얘기다. 부담감의 무게를 결국 견뎌내지 못했다. 팀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이다. 이들이 하나 더 잘 던지고, 잘 쳤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년시즌 다시 우승 도전을 외친 한화다. 이들의 반등 역시 절실하다.

한화는 올시즌을 앞두고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연봉 9억원, 팀 내 최고 대우였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28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6.58이다. 한화 마운드의 중심이어야 했던 투수가 시즌 내내 흔들렸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어느 포지션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시즌 막판엔 남아 있던 자신감도 무너졌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플레이오프 1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27.00.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엄상백의 ‘굴욕’적인 시즌이다.

심우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4년 총액 50억원, 연봉 5억 원이다. 팀이 공수에서 동시에 믿은 카드였다. 시즌 기록은 타율 0.231, OPS 0.587. 커리어 로우였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격감이 식었고, 내야 리더로서 존재감도 희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부진은 하주석의 부활을 불러왔다. 시즌 중반 이후 하주석이 주전 유격수로 복귀했고, 심우준은 백업 자원으로 밀려났다. 가을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오프 타율 0.077, 한국시리즈 0.167. 기회가 주어졌지만, 반등은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내내 이 두 선수에게 시간을 줬다. 경험과 책임을 믿었다. 결과적으로 FA 두 명의 부진은 한화의 ‘마지막 한 걸음’을 막았다.
한화는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우승 트로피는 다시 멀어졌다. ‘엄상백, 심우준이 제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감독은 “이들이 내년에 잘할 거라 믿는다. FA 1년 차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답해야 한다. 내년에는 변명 없이 반전을 일궈야 한다.
한화는 내년에도 우승을 노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필수다. 한화도 내년에는 결과를 원한다. 128억원의 투자에 걸맞은 퍼포먼스가 나와야 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