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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전세계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각국 연예계에서도 확진자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유독 일본에서 개그맨, 배우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사망자수가 채 100명도 안되는 상황에서 ‘국민개그맨’ 시무라 켄이 사망한데 이어, 8일 현재까지 드러난 연예계 확진자수만 7명. 이렇다보니 일본 국민들 사이에 “이미 일본 내에 엄청나게 감염이 진행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오리콘 뉴스는 8일 “연예계에서 코로나19 감염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일 극작가이자 배우 쿠도 칸쿠로, 4일에는 개그트리오 모리 산츄의 쿠로사와 카즈코, 6일에는 개그맨 고리 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에는 웃음콤비 민들레 백조의 쿠미코, 가수 겸 성우 하야미 켄타로, 배우 라지반다리 니시이, 밴드 수퍼 비버의 후지와라 히로아키 등 네 사람이 잇달아 양성판정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시무라 켄의 사망 이후 확진판정 소식이 계속 이어질 뿐 아니라 이달 초를 기점으로 그 숫자가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확진자수는 총 4768명으로 한국(1만423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어쩐 일인지 연예계 확진자수는 한국의 7배가 넘는다.
국내 연예계에서 보고된 확진자는 현재까지 그룹 초신성 출신 윤학이 유일하다. 윤학 역시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귀국 후 1일 확진판정을 받은터라 일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확진자들의 나이대도 다른 나라와 조금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시무라 켄이 향년 70세로 가장 고령이고,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연예인들은 대부분 30~40대로 비교적 젊은 층이다. 코로나19가 비교적 감기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여 젊은 층들의 경우 무증상 전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단기간에 이토록 여러 명이 감염됐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수의 감염자가 이미 일본 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매체는 “이들은 대부분 37도를 넘는 발열, 기침, 인후통, 후각이상 등 공통적인 증상을 호소했다. 쿠미코는 가까운 지인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자택격리 중에 증세가 심해져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사례였고, 라지반다리의 경우 고열이 심해져 구급차를 타고 가서 검사 후 자택 대기 중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보도가 나온 뒤 일본 국민들 역시 비슷한 불안과 의문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전체 감염자수에 비해 저명인사의 비율이 너무 많은 거 아닐까. 사망자가 100명도 안되는데 시무라 켄씨가 들어있는 것도 엄청난 확률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연예인이 이만큼이나 감염되었다는 것은 이미 (일본 내) 감염자수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아울러 연예인이니까 그나마 검사를 빨리 받을 수 있었던 거 아니냐며 빈부에 따른 의료차별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부자라는 거다. 서민은 고열이 나도 진료를 받을 수 없다” “다들 경증이라도 검사받을 수 있어? 연예인이니까? 도쿄라서? 나도 5일간 열이 있어서 (진료소에) 연락 중인데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가 아니라서 안된다던데”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다는 것도 불안감을 가중 시킨다. 일본에서는 아직 뚜렷한 슈퍼 전파의 고리를 찾지못한 상황에서 동선이 그다지 겹치지 않는 많은 연예인들이 줄줄이 감염되면서, 더 공포를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일본은 8일 현재 전일 대비 511명이 늘어난 총 4768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전일대비 10명이 늘어난 88명이 사망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