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실내활동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말도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다.

과거 방송국에 통용되는 말이 있었다. 실내활동이 증가하는 겨울에는 시청률이 증가하고 봄이 오고, 나들이 시즌이 찾아오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지금 어느 겨울보다 실내활동은 잦아졌다. 코로나19의 불안감 속 뉴스 시청률은 증가했지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오히려 지난 해와 비슷하거나 더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가 올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한 TV 메인 뉴스 시청자 수는 지상파 뿐만 아니라 종편 메인 뉴스 시청자 수 모두 전년 동기간 대비 증가했다. MBC TV 메인 뉴스 시청자 층이 평균 50만 9000명, 주말에는 평균 85만 8000명이 증가해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종편 중에는 TV조선은 주중 평균 40만 1000명, 주말에는 53만 8000명이 증가했다. TNMS 측은 “거리두기가 격상된 가운데 2020년 동안 코로나 위기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안 심리로 인해 TV 메인 뉴스를 시청하는 시청자 수가 채널 별로 전년 대비 일제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달랐다. TNMS 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드라마 회차별 시청률 30% 이상은 7개였으며 시청률 20% 이상은 244개로 지난 해 2019년 동기간 보다 20%대 시청률은 72개 증가했고 30%대 드라마 시청률은 37개가 줄었다. 지난 해에는 40%대 시청률도 회차 별로 10개가 있었으나 올 해는 1개도 없었다. 또 지난해 11월 12월에는 주말극과 일일극을 제외하고 미니시리즈 중에서는 KBS2 ‘동백꽃 필 무렵’, SBS ‘배가본드’ ‘VIP’ 등이 선방했지만 같은 시기 올해에는 SBS ‘펜트하우스’만이 지난 12회(12월 7일 방영) 시청률 19.9%(닐슨코리아 제공·수도권 기준)을 기록하며 마라맛으로 안방극장을 평정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유튜브,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OTT),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방극장 본방사수보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즐기는 소비 경향이 대두된 것. 방송 관계자는 “VOD 다시보기 서비스가 발달하고 코로나 여파로 유료 스트리밍 채널 등이 성장하면서 정시에 본방을 사수한다는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 시청자들은 방영시간에 맞춰보는 게 아닌 내가 편한 시간에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등 이를 소비하는 경로가 다양해졌기에 시청률만으로 화제성이나 흥행도를 측정하기에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률이 부진했을 경우 VOD 서비스 등의 순위로 관계자들이 위안을 얻기도 한다. 다양한 플랫폼의 지수도 시청률에 포함시키게 된다면 방송 자체의 위상이 흐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귀띔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