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특별취재단] 롯데에 조진웅이 있다면, LG에는 하정우가 있다.
LG의 팬이 된 것도 세월이 길다. 전신인 MBC 청룡부터 시작이다. 위 아래 파란색 유니폼을 보고 전율을 느낀 어린이 김성훈(하정우 본명)은 엄마 손을 잡고 인근 백화점 1층에서 진행한 어린이 회원 모집을 보고 당당히 가입한다. 몇 살인지도 정확히 기억이 안 날 1980년대의 일이다.
1990년부터 LG 트윈스를 응원했다. 1990년과 1994년 우승이라는 축복을 함께했다. 류지현-김재현-서용빈이라는 신바람 트리오와 함께 야구장에서 춤을 췄다. 하정우에게 LG는 운명적인 끌림이 있는 팀이었다.

암흑기도 함께 보냈다. LG 감독이 호기롭게 전한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말은 모든 팀의 조롱이 됐다. 수모와 모멸의 기간이 있었다. 무려 20년에 가깝다.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하정우는 아무리 힘들어도 ‘무적엘지’를 외쳤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코멘터리 때는 시구 관련 발언으로 눈길을 샀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시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실무자들이 잊었길 바란다는 말이었다. 영화 ‘의뢰인’에선 LG 유니폼만 입었다. 국토대장정을 모티브로 한 ‘577 프로젝트’에서도 LG 우승을 염원했다.
직관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잡혔다. 잠실 야구장은 하정우에게 또 다른 고향 같은 곳이다. 2023년 우승 후 하정우는 ‘아워 게임: LG 트윈스’에 스토리텔러로 참여했다. 딱딱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내레이션보다 더 깊숙하게 들어와 팬들의 속을 긁어주기도, 팀의 애환을 보듬어주기도 했다. 우승까지 한 터라 LG 팬의 반응은 뜨거웠다.

LG는 다시 정상을 차지했다. 6할이 넘는 승률로 포스트시즌 1위를 차지했고, 매우 강력한 화력으로 한국시리즈도 우승했다. 부끄러움이 없는 ‘무적엘지’다. 하정우도 그 감동을 스포츠서울에 전해왔다.
“LG 트윈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랜 팬으로서 이 기쁨을 함께 느끼며,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